[풍경탐험]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청굴물&떠오르길&등명대) 여행

2025. 8. 3. 00:41섬&해안풍경

 

 안녕하십니까?

 풍경탐험가 랫츠고(래's Go)입니다.

 저는 제주 해안 바닷가를 걸어서 일주하는 '걸어서 제주바다 한바퀴'라는 챌린지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걸어서 제주 해안을 여행하다 보면 제주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진 곳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데,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의 풍경입니다.

 김녕해안은 김녕해수욕장이 워낙 아름답고 유명해서 이미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는데, 해수욕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제주만의 독특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김녕해안의 명소 몇 곳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할 김녕의 첫 번째 명소는 바로 '청굴물'입니다.

  청굴물은 제주시 구좌읍 김녕로1길 75-1 바닷가에 위치한 용천수인데, 제주에서는 용천수를 '살아있는 물'이라는 뜻으로 '산물'이라고 부릅니다. 비교적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지만 내리는 족족 암반 속으로 스며들어 버려 변변한 강이나 평야가 형성되지 않은 제주에서 주민들은 바닷가에 샘솟는 용천수에 의지하여 생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용천수는 제주도민들에게 말 그래도 생명수라 할 수 있으며, 수도가 보급되기 전에는 마을마다 겨우 몇 개씩 있는 용천수로 가서 일일이 물허벅으로 용천수를 길어다가 마실 물로도 쓰고 밥도 지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용천수는 대부분 바닷가 인접한 곳에서 솟아오르다 보니 밀물이 밀려오면 바닷물과 섞여 음용수로 사용할 수 없었고 하루에도 몇 번씩 물허벅에 물을 길어서 지고 먼 길을 오가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청굴물은 다른 용천수에 비해 용천수의 분출구가 바다 쪽으로 많이 돌출되어 있어 밀물로부터 담수를 보호하기 위해 더 높이 축대를 쌓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축대를 현재와 같이 쌓기 전의 상태를 알 수는 없습니다만) 현재는 용천수로 이동하는 통로와 용천수 주변에 쌓은 석축이 손잡이가 휘어진 병따개 모양이랄까 상당히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용천수가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나와 있고 지붕을 씌우지 않았기 때문에 용천수 주변을 돌면서 아름다운 푸른 바다를 함께 구경할 수 있는 점이 청굴물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용천수의 분출구는 두 개인데 남녀를 구분하여 사용하지는 않았으며, 서편 분출구의 내부가 동편 분출구에 비해 비교적 깨끗한 편입니다.

  참고적으로 청굴물 바로 앞에는 주차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급적 김녕로1길 82 주택 인근 주차장에 편하게 주차하시고 잠시 걸어서 이동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청굴물은 용천수 분출구가 바다로 길게 뻗어나와 있고 용천수까지 이동하는 바닥이 넓고 평평하게 잘 정비되어 있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서편 분출구인데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용천수를 식수로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발을 담그는 등 간이 피서장소로도 인기가 있습니다.

▲이것은 동편 분출구인데 바닥에 이끼가 많이 끼어 있는 등 관리상태는 양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썰물 때는 초록색 이끼가 낀 부분까지 바닷물이 밀려 올라오기 때문에 바닷물과 용천수가 섞여 용천수로서의 역할을 하지는 못합니다.

▲용천수 끝으로 가서 출입구가 있는 마을 쪽을 보며 담은 풍경입니다. 물의 깊이는 간조 시기에 따라 많이 달라지지만 썰물 때 방문하시면 어린 자녀들과 물놀이하기에도 참 좋습니다.

▲용천수 끝에서 바라본 서북쪽 바다 방향 풍경입니다.

▲동쪽 방향 풍경입니다. 사진 우측에 있는 집의 담 높이를 보면 폭풍우가 몰아칠 때 파도의 높이가 얼마나 높으면 바다와 저렇게 높은 담을 쌓고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남쪽 방향의 풍경입니다. 예쁜 애기 사진을 담는 엄마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가득합니다.

▲사랑스러운 애기와 엄마 모델입니다. 모델료를 어떻게 드려야 할지!!!

 

  두 번째로 소개할 김녕리 명소는 '떠오르길' 또는 '간조길'이라는 불리우는 곳입니다.

  떠오르길은 예전에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을 마을로 운반하는데 용이하게 하기 위해 바다 속으로 길게 시멘트로 포장한 길입니다. 밀물 때는 바다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만 밖으로 드러나므로 마치 바다 위로 떠오르는 길처럼 보인다 하여 '떠오르길'이라 하기도 하고 간조 때만 드러나는 길이라 하여 '간조길'이라고도 불립니다. 제주 바닷가에는 수도 없이 많은 유사한 떠오르길이 있으나 바닷속으로 뻗은 길의 길이나 주변의 풍광 등에 있어서 김녕리 떠오르길이 가장 독특하고 특별한 곳인 듯 합니다.

  떠오르길을 제대로 구경하시려면 반드시 간조 시간에 맞춰서 방문하여야 하며, 바닷속으로 난 길을 걸으면서 작은 어패류나 게, 바닷말 등을 직접 관찰하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위치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로1길 51-3 봉지동복지회관 앞에 있습니다. 떠오르길 입구에 넉넉하지는 않지만 제법 주차할 주차공간이 있습니다.

▲이날 제가 방문한 시간이 완전한 간조시간에 비해 다소 이른 시간이라 바닷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 길이 끊겨 사람들이 더 멀리 들어가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습니다. 이날 저는 아쿠아슈즈를 신고 왔기 때문에 더 안쪽으로 조심조심 걸어가 보았습니다.

▲구좌읍 김녕리 인근 지역은 제주에서 대표적인 파호이호이 지형(분출된 고온의 용암이 묽어 비교적 평평하게 넓게 퍼져서 형성된 화산 지형)의 특징을 갖고 있는데, 떠오르길의 저 끝까지 걸어가더라도 주변 바다물의 깊이는 크게 깊지 않습니다.

▲떠오르길의 거의 끝까지 왔는데 길의 끝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도 갯바위가 있어 해녀분들이 저곳에서도 해산물을 채취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바닷물이 완전히 빠지지는 않았지만 떠오르길의 끝까지 무사히 왔습니다. 아쿠아슈즈를 신었지만 장시간 바닷물에 잠긴 바닥이 상당히 미끄러워 조심조심 걸어왔습니다. 바닥에 물기가 마르기 전에 방문하실 때는 눈길을 걷듯이 최대한 조심하셔야 겠습니다.

▲동쪽 방향 풍경입니다.

▲바위섬 뒤로 빨간 모터보트 1대가 검푸른 바다 위를 빠르게 질주하고 있습니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마을의 풍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멀리 걸어온 듯 합니다. 혼자 있다 보니 물이 차 들어오는 시간이었다면 물에 갇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이 풍경을 온전히 혼자서 즐기고 있다는 쾌감이 동시에 느껴지기도 합니다.

▲김녕요트항구에서 빠져나온 흰색 요트 한 대가 푸르른 김녕 바다 풍경에 더 한 층 운치를 더해줍니다.

▲바닷물이 완전히 빠지면 (다른 날 담은 이 사진에서 처럼) 떠오르길 좌우측 날개로 더 많은 암반이 물밖으로 드러나 훨씬 더 풍성한 바다속 풍경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길을 자주 찾다보니 계절과 시간에 따라 떠오르길 주변의 풍경도 미세하게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오는 사이에 방문객들이 하나 둘 늘었습니다.

▲바닷물이 완전히 빠진 다음에 드론으로 담아야 떠오르길의 이색적인 풍경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데 카메라로만 담을 수 밖에 없어서 무척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김녕리 풍경은 김녕리 등명대(도대불)입니다.

  등명대(제주에서는 도대불이라고 불리웠다고 함)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데 포구마다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설치된 옛 등대입니다. 관에서 등대를 설치하기 전에  일제강점기인 1915년부터 1960년대까지 주민들은 야간에 바다로 고기잡이하러 나간 가족들에게 포구의 위치를 알리고 포구로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포구 입구 높은 곳에 돌로 축대를 쌓고 축대 위에 횃불을 피우거나 등불을 올려 등대 역할을 대신했다고 합니다. 포구마다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설치하다 보니 모양이나 규모 등이 모두 상이한데, 인근 조천읍 북촌리 등명대와 이곳 김녕리 등명대는 등명대 상단부에 횃불을 꽂는 방식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횃불을 피우는데 사용된 연료로는 물고기 기름이나 솔칵(송진, 관솔), 석유 등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에는 18기의 등명대가 남아 있었다고 하며, 2021년 7월에 이곳 김녕리 등명대를 포함하여 제주도 내 6개의 등명대가 제주 근현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떠오르길에서 보면 청굴물 뒤로 보이는 팔각정 우측으로 보이는 검은색 돌 조형물이 바로 김녕리 등명대입니다. 

▲불빛을 더 멀리 비추기 위해 포구 초입에서 그나마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새들의 쉼터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가요?ㅎ

▲바닷가 반대쪽으로 오면 등명대 위로 오를 수 있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등명대 상단으로 올라가 보면 횃불 등을 꽂을 수 있도록 사각형의 구멍 몇 개가 뚫려 있습니다.

▲등명대 상단에서는 조금 전에 다녀온 청굴물과 떠오르길(간조길)을 포함하여 김녕리 앞바다가 잘 내려다 보입니다.

▲등명대에서 동쪽으로 십여미터 정도만 가면 제주에서 가장 물빛이 아름다운 해수욕장 중의 하나인 김녕성세기해변을 볼 수 있는데 해변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명소 세 곳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청굴물이나 떠오르길은 이미 상당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인기는 하지만 등명대도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까운 곳이라   

김녕해수욕장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셔도 좋을 듯하여 소개해드렸습니다.

이 세 곳은 모두 제주의 척박한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제주도민의 독특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들입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 뒤에 숨겨진 제주도민의 애환도 함께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부족한 사진과 글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Life is beautiful!  The nature is viewtiful!